큐슈 여행/ 쿠마모토 - 생각보다 더 좋았던 쿠마모토 성 본문
쿠마모토 성 가는건 정말 쉽다
사람들이 많이 가고, 많이 타는 데로 따라만 가면 된다
우리는 노면 전차를 타고 갔는데,
거의 종점 쯤에 우르르 내릴 때 섞여 내리고, 우르르 들어가는 골목으로 따라 들어갔더니
바로 '아 저게 성이구나' 하는 풍경이 나오더라
월요일 오전에 이 정도 따라갈 수 있으면 다른 시간대에는 뭐..
그러나 월요일 오전에도 노면 전차에 사람이 많더라는 점 주의
어른들이야 서서 가도 좀 치여도 상관 없다지만
따님 때문에 좀 곤란할 뻔 했는데
가는 길 오는 길 모두 친절한 현지인 분께서 (한 번 은 할머니, 한 번은 할아버지) 애기 앉으라고 자리를 내어 주셨다
애 엄마 자리까지 양보해 주시는 바람에 앉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초 난감하기도;;
버스 내리자 마자 풍경이다
큰길에서 한 골목 들어가야 되는지라 살짝 당황하지만..
바로 뒤로 보이는 돌벽이 쿠마모토 성이고, 그 옆으로 흐르는 강? 하천이 쿠마모토 성에 딸린 해자다
(해자 = 적으로부터 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도보로 건널 수 없는 물길을 만들어 둔 것)
그래도 혹시나..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친절한 설명도 군데 군데 세워 놓았다
그러나 이런거 볼 필요도 없다. 그냥 앞 사람 따라가 ㅋㅋㅋ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사진 찍으며 천천히 걸어가도 충분히 간다
아직 입장도 안했는데, 벗꽃이니 해자니 등등으로 눈이 호강중
사진이 더 엎어서 아쉽지만 저 앞에부터 노점상이 몇 개 서 있다
라멘을 안 먹고 갔다면 하나씩 맛봤을텐데 좀 아쉬웠다 ㅠㅠ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 이렇게 벗꽃길을 따라 돌면,
입장권 판매소가 있고,
입장 하자마자 저 멀리 보이는 천수각!!!
쿠마모토 성은 일본의 3대 성 중 하나라고 하는데,
다른 성들에 비해서 철저하게 전쟁 대비 용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라
(성 만드는 천재가 지은 성. 해자도 그렇고 성벽도 그렇고 안의 나무 하나 우물 하나까지 전시를 대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과는 좀 거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일본의 역사나 특히 전쟁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땀 한 땀 보고 느낄 것이 많을 것 같다
물론, 미장센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봄꽃에 날씨까지 도와줘서 우리는 쿠마모토 성을 '아름다움'으로 기억한다 ^^
경내에는 사람이 많지만, 워낙 부지가 넓어서 딱히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약간의 언덕과 계단이 없지는 않지만,
4살 따님도 자기 혼자 잘 걸어 다녔으니 성인이라면 노 프라블럼,
애 데리고 가시는 분이라면 약간의 미끼 (우리 따님 경우에는 '저기까지 가면 쥬스 사줄께, 딸기우유 사줄께, 아이스크림 파나 보러 가자)로
무장하신 후 충분히 재미있게 구경하실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됨
천수각 위로 올라가 보는 코스도 개방하고 있는데,
천수각 내부가 전시실로 꾸며져 있으나, 딱히 거기까지는 관심이 없었고,
위에서 밖을 쳐다보면 어떤 그림인지를 체험하고 내려옴
천수각은 성 내 귀빈들이 사는 곳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전시에만)
성이 적과 대치 중일 때 적의 동태를 살피는 용도로도 활용되었기 때문에
이 성이 포위되었을 때, 이런 느낌으로 진지를 살피면서 작전을 했구나, 라는 느낌으로 보면 또 새로운 기분이 든다
(물론 임진왜란의 웬수가 지은 성이라 한국인으로서 막 좋아라만 하기에는 좀 거시기 하지만.. 그냥 역사는 역사니까)
살짝 걱정했으나, 따님도 자기 힘으로 계단을 다 올랐다
맨 위로 올라갈 수록 계단이 좁아져서 뒷 사람들한테 폐가 될까봐 한두 층만 남편이 안고 감
천수각 창 밖으로 경치 감상 중이신 따님, 이 때의 미끼인 딸기 우유를 들고 행복해 보이신다 ㅋㅋㅋ
천수각 안에는 아니지만 성 안 곳곳에 이렇게 자판기들이 있고, 중앙 공원?? 같은 데에는 슈퍼도 있어서
기념품이나 간단한 주전부리를 구입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우리 나라보다 조금 더 많이 눈에 띄었던건..
도시락 하나씩 들고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 아줌마, 아저씨들 ㅋㅋㅋㅋ
뭔가 소풍 많이 오는 것 같던데
입구 앞 주차장서부터 성 안 곳곳에 풀만 조금 나 있으면 도시락 판이더라 ㅋㅋ
그런데 시끄럽거나 지저분하지 않고 깔끔하고 얌전하게 꽃놀이를 즐기는 풍경이었다
우리도 잠시 앉아서 다리를 쉬다가.. 내려가는 길
따님은 아직도 기운이 남아서 돌계단을 점프 점프 해서 가다가 다친다고 혼나심 ㅋㅋㅋ
이후에 버스 탄 뒤부터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더니 기차에서는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잠들어 버린건 당연한 결말
얼라랑 여행 다니면 이게 참 좋다. 신나게 놀고 쿨쿨 잔다 ㅋㅋㅋㅋㅋㅋ
아 물론 잠에 빠지는 타이밍 안 맞으면 여행이 고행이 된다는건 뭐... (그리고 그것이 이 다음 날에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ㅠ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내려오는 길도 내내 룰루랄라였다
딱히 의미 없는 큰 나무야 너도 안녕~
오기 편하기만 하면 한 번 더 오고 싶구나 ㅎㅎ
아직 기분은 좋지만 다리가 슬슬 아파 오시는 따님은 목말을 요구
기분이다, 잠시만 아빠 어깨 서비스~
다시 해자를 넘어서 다시 버스 타러 고고
버스 정류장 앞에도 음료수 자판기가 있으니 따님께 약을 한 번만 더 팔기로 하자 ㅋㅋㅋ
'놀러가자 - 해외 > 큐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큐슈 여행/ 유후인 - 방 마다 노천 욕탕이 있는 칸푸테이 료칸 (0) | 2016.04.11 |
---|---|
큐슈 여행/ 쿠마모토 - 유후인으로 이동, 유후인노모리 (0) | 2016.04.10 |
큐슈 여행/ 쿠마모토 - 신칸센 타고 쿠마모토 행, 라멘 맛집을 찾아라 (0) | 2016.04.06 |
큐슈 여행/ 후쿠오카 - 하카타 역에서 저녁식사 : 야끼니꾸가 최고 (0) | 2016.04.06 |
큐슈 여행/후쿠오카 - 드디어 다자이후 입장, 제 점수는요.. (0) | 2016.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