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마지막 의식 본문
제목은 완전 소녀스러운 주제에
엽기적인 아저씨. 마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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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석 달 동안이 집에서 나온 이후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방을 아늑하게 꾸몄고 규칙적인 습관이 생겼죠.
데피 말고 다른 사람들하고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복잡하게 얽히는건 질색이거든요.
아마도 감옥 독방이나 오븐 속에 갇혀 있는 거나 매한가지라
생각하시겠죠?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건 기만과 좌절, 고통의 혼합이 아니었어요.
가끔 난 자유 시간이 줄었으면 했어요.
매일 방에서 보내야 했던 시간이 즐거웠거든요.
오븐 사건 이후로 나는 늘 갇히고 싶어요. 작아지고 싶어요.
소음과 사람들로 둘러싸이는 게 싫습니다.
아무하고도 상관 없이 어둠 속에 있고 싶어요.
난 자유롭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아기들이 부럽습니다. 이불에 싸인 채 엄마 품에 꼭 안겨
돌아다니는 모습이. 나도 그러고 싶어요.
바람 소리, 차 소리가 들려요.
다시 한 살이 되고 싶어요.
안되겠지만요.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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