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본문
픽션 픽션
지나친 위악도 위선도 없는
담담함은
편안하기도
외롭기도
그냥 작가 머리 안의
메타모르포시스
혼자 놀기
---------------------------------------------------------
<라스 파프, 검나 소심한 아버지이자 남편>
파프에게, 유리창을 없앤 것은 나름 장점이 있었다. 파프의 가족이 밖을 내다보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파프 또한 더 이상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가족을 볼 수 없다는 것은 곧 그에게 가족에 대한 강렬한 사랑을 덜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고 가족을 덜 사랑한다는 것이고 가족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날까 덜 걱정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알았다. 사랑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그들을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는 것을. 그러므로 두려움을 없앤다는 것은 곧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음을 반드시 수반한다는 것을.
그녀를 보자 파프의 사랑 지수가 흐트러졌다. 그는 가슴이 철렁하면서 몇 달에 걸친 힘겨운 작업이 아무 소용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무어의 마지막 소원>
"아이고 요렇게 착하고 착하고 착한 것이 또 있나" 시무어 부인이 말하고는 축축한 시무어의 작은 코 끝에 키스했다.
시무어 부인은 시무어를 부엌으로 데려가 따뜻하고 신선한 우유를 한 대접 주었다. 그런 다음 거실로 가서 소파에 앉아 둔팍한 허벅지를 탁탁 쳤다. "자, 이리 올라오렴! 이리!" 그녀가 시무어에게 말했다. 시무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엄마의 무릎에 뛰어 올라가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착한 고양이 같으니라고" 시무어 부인이 말했다.
시무어는 엄마가 자기를 쓰다듬자 그르렁그르렁거렸다. 그리고 둘은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더라. 아마 시무어는 지금도 그르렁대고 있을걸.
'Everyday Life > 책도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쁜 광수생각 (0) | 2015.10.25 |
---|---|
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0) | 2015.10.25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0) | 2015.10.25 |
리피트 (0) | 2015.10.25 |
라인 the line (0) | 2015.10.25 |
Comments